지난 11월 2일부터 3일까지 개최된 미국 FOMC회의에서 그동안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우려해온 테이퍼링(Tapering)을 공식화하였다. 2021년 11월부터 2022년 6월까지 매월 150억달러의 자금 공급을 줄여나간다는 계획을 발표하였고 다만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인플레이션은 현재로서는 일시적인 이슈라고 단정하고 금리인상은 인내심을 가지고 대처한다고 덧붙이면서 시장의 안도감을 자아내기에 충분하였고 그날부터 지금까지 미국 3대지수 모두 연중최고치를 기록해가면서 상승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그런데, 아쉽게도 우리나라 증시는 FOMC이후로 지지부진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나 방송에서는 그동안 Tapering이슈때문에 우리나라 시장이 짓눌려왔으므로 이번 미국 FOMC에서 Tapering이 공식화되면 악재의 소멸로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다시 상승추세를 잡아 나갈 것이라고 예상해 왔으나, 장초반에 상승세를 보이다가 이내 힘이 빠져서 음봉으로 마감하기를 연일 지속해왔다.
이 중에 가장 특이한 모습은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가 하향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상식에 근거해보면 테이퍼링(Tapering)은 시중의 유동성을 축소하는 것이고 이처럼 유동성이 축소되면 금리는 상승하는 것이 통상적인 흐름이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이번 미국 FOMC이후 tapering을 공식화하였는데도 미국 국채금리는 상승이 아니라 하락하고 있는 현상이다. 참으로 기이한 시장의 반응이 아닐 수 없다.
과연 이러한 시장의 반응을 우리는 투자자로서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그것은 일단 시장은 경기둔화를 우려하고 있다고 예상할 수 있다. 미국 FOMC에서 tapering을 하고 금리인상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은 향후 경기상승에 자신감을 나타내는 것인데 시장은 여전히 시장은 향후 세계 경기에 대해서는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IMF에서 발표한 세계 경제 성장율 전망치를 보면 수개월전에 한 전망치보다 하향조정되고 있다. 즉, 2021년도는 2020년의 기저효과에 의해서 대부분 전세계의 경제성장율이 급등세를 보이지만 2022년도의 경제성장율은 대부분 2021년보다 하향 조정되고 있다고 보는데 그 수준도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즉, 세계의 투자자들은 향후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불안, 원자재가격의 급등, 임금인상 등으로 인한 세계의 경기둔화를 우려하고 있다고 볼수 있다. 그래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오히려 떨어지고 있고 미국 주식시장에서도 경기민감주들은 지속적으로 하향하고 있고 경기와 무관한 테슬라를 포함한 빅테크기업의 끝을 모르는 상승이 이러한 분위기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사실 그동안의 경험치로 보면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상승하면 빅테크기업이 주춤해왔었는데 그 반대의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도 이와 비슷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LEF 양극재이슈로 충격받았던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전기차배터리 소재종목들도 대부분 다시 상승추세를 그리고 있다. 전반적인 경기민감주들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경기와 무관한 엔터, 콘텐츠, 메타버스관련 종목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 와중에도 아주 조그마한 변화의 조짐을 볼 수 있는 시그널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것은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이다. 지속적으로 신고가를 내면서 상승하고 있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 같은 D램업체의 주가는 D램가격하락에 따라서 아래 표와 같이 조정을 보이고 있으나,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지속 상승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그동안 주로 비메모리 반도체, 시스템 반도체, 반도체 장비 주식들의 상승세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게다가 최근에 들어서는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더 이상의 하락세를 멈추고 서서히 반등하고 있는 것은 아직은 단정하기에는 이르지만 D램가격도 더 이상 추세적으로 하락하기는 어렵다고 보는 시장의 눈이 반영된 것은 아닐까? D램가격이 올해 말에는 하락한다고 하지만 내년 상반기중에는 반등할 것이라고 예견하는 기관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주가는 보통 6개월 정도 선행해서 움직이니까 이러한 것이 선반영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예상된다.
그러면 우리 투자자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먼저, 지금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메타버스, 전기차소재주 등에 대해서 신규진입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나는 사실 이번 LFP 양극재 이슈로 인하여 대부분 전기차 종목들이 급락할 때 올해 전기차 소재 종목의 상승 추세는 이것으로 끝난 것으로 보았다. 그래서, 나 자신도 보유하고 있던 전기차 소재주에 대해서 50%는 이익실현을 해서 현금화했고 보유하고 있는 50%의 현물에 대한 리스크 헷지를 위해서 보유 현물의 40% 정도 주식선물로 매도 포지션을 취하였다.
그런데, 이번에 FOMC이후에 나타난 시장의 반응은 미국채 금리가 하락하고 빅테크 기업의 주가는 더 날아가고 경기민감주들은 지지부진한 현상을 나타내고 전기차 주식의 대장주인 테슬라는 또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면서 오르는 주식이 계속 오르는 현상을 보인 것이다. 그래서, 나도 리스크 헷지로 포지셔닝했던 주식선물 매도분은 청산하였고 전기차 소재종목이 당분간 다시 상승을 보이겠구나 하는 예상이 들었다. 그러나, 신규진입이나 추가매수는 하지 않을 예정이다. 보유분만 보유하고 있다가 나의 2차목표가에 가면 추가로 매도할 계획이다. 아무리 좋은 주식도 끝없이 오를 수는 없고 '생선의 꼬리와 머리는 남에게 주어라'는 주식 격언을 다시한번 되새기면서 욕심을 내려놓아야 할 시기라고 생각된다.
반도체종목을 중심으로 한 경기민감주섹터의 종목을 서서히 매집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 시그널은 미국의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끝없는 상승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D램이 주 생산품목이다 보니 지금은 지지부진하지만 미국의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주가가 바닥을 찍고 서서히 올라오는 것을 보면 D램가격의 추가적인 하락보다는 내년 상반기에는 다시 상승하는 전망을 반영하는 듯한 흐름이 아닌가 조심스럽게 예측해본다.
그래서, 나는 D램반도체 기업이 아닌 비메모리 시스템 반도체 기업인 DB하이텍(000990)과 자동차 부품기업인 현대모비스(012330)를 조금씩 바닥에서 매집해나가고 있다. DB하이텍은 이미 6만원초반부터 매집했고 이번에 5만원을 붕괴한후 다시 상승추세를 타기시작한 5만원 초반에 추가매수해서 평균단가를 5만원중반선에 맞추고 계속 보유중이다. 현대모비스도 지금가격이면 하방경직성은 확보했다고 보고 조금씩 매수하고 있다.
최근에 시장에서 메타버스관련주들이 너무나 큰 시세를 보였다. 그래서, 엔씨소프트(036570)를 바닥권에서 매수하여 보유하고 있다. 리니지 W의 신작게임이 출시되면서 하방경직성은 확보하였다고 판단되고 엔씨소프트도 요즘 시장에서 관심을 끄는 메타버스, NFT 관련주로 분류될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다. 엔씨소프는 80만원대부터 관심을 가지고 보고 있었으나 블레이드소울2 신작게임의 흥행실패와 실적부진으로 최고가대비 절반가격까지 하락하였다. 엔씨소프트같이 규모가 있는 게임분야 1등주의 경우에는 아무리 실적이 부진해도 최고가 대비 절반가격까지 하락한 상태라면 매수해도 더이상 하락할 위험성이 적다. 왜냐면 1등기업이기 때문이다. 그 분야의 1등기업은 언제라도 자체적으로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혁신의 아이콘이 있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주로 1등주만 투자해오다보면 느낄수 있는 감각인 것이다.
항상 주식시장에서는 바닥권에서 이제 처음 상승하기 위해서 꿈틀 거리기 시작하는 주식이 있다. 나는 그런 주식만을 찾는다. 그런 주식만 투자해도 충분하다는 것이 나의 그간의 경험이다. 고공 행진하고 급등하는 주식은 내가 사면 또 오를 것 같지만 언제라도 내가 매수한 순간 그 이후 곧바로 하락으로 방향이 바뀔수 있는 위험이 항상 존재하므로 항상 불안하다. 그러나, 바닥권에서 이제 상승하기 위해 꿈틀 거리는 주식은 더 이상 하락하기 어렵기 때문에 보다 안정성을 확보한 상태에서 보유할 수 있기에 마음도 편하다. 그런 주식을 찾는 것이 바로 주식투자자로서 행복인 것이다.
2021년 11월 7일 22:06
카르페디엠(Karpediem)
이 글은 투자 권유 목적이 아닙니다. 실제 투자는 본인 스스로의 판단에 의하여 본인의 책임하에 하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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