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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범한 우리들의 비범한 주식투자전략
투자 마인드

59. 계륵(鷄肋)

by Karpediem 2021. 7. 29.

오늘은 삼국지에 나오는 일화 한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서기 219년, 위나라의 조조는 전략적 요충지인 한중(漢中)을 두고 촉나라 유비와 격전을 벌이는데 유비가 먼저 한중을 세력권에 두고 있었기 때문에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전투가 수개월 이어지는 상황에서 조조의 군대는 마초의 방어에 가로막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지만 자존심 때문에 물러나기 어려운 상황으로 도망치는 병사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전황이 불리해지자 조조는 한중을 포기하고 후퇴할 것인지 고민하는데 어느 날 저녁으로 닭고기 국이 올라오자 현재 답답한 상황이 떠올라서 한숨을 내쉰다. 그 상황에서 하우돈이 조조를 찾아와 오늘 밤 암구호를 무엇으로 할지 물어보자 조조는 깊은 생각에 잠겨 있다가 무의식적으로 계륵이라는 말을 내뱉는다.

여기서 유래한 말이 계륵이다. 즉, 닭갈비……. 맛은 좋지만 먹을 것이 없는 부위로 취하기에도 양이 안차고 버리기에도 아까운 애매한 형국을 두고 계륵과도 같다는 표현을 쓴다.

나는 요즘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장세가 꼭 위에서 소개한 ‘계륵’과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 왠지 모르게 불안하고, 좀 깊게 조정을 받으면 매수할 종목도 봐두었는데 시원스럽게 조정 받지도 않고, 또, 괜찬은 종목이라고 여겨서 과감히 매수하고나면 그 이후로 움직임이 별로 기대에 못미치고. 오를때 따라 사면 물리기 쉽고 내린다고 따라서 팔고 나면 다시 올라버리는 시장. 단기매매로는 정말 돈벌기 어려운 시장. 나는 원래 단기매매는 안하지만 주식시세 움직이는 챠트를 보고 있자면 이런 생각이 든다.

세상 온갖 부정적인 뉴스에는 장단 맞추어서 반응하는데, 호재에는 제한적으로 반응하는 시장. 2분기 실적 잘 나왔다고 발표하고나서 시원스럽게 상승하는 종목은 거의 없고 ….. 반대로 실적 잘나와서 사들어오는 매수자들에게 매도자들은 자기 물량 떠넘기듯 호재를 매도의 기회로 삼는 듯한 느낌이 드는게 그간 너무 올라서 시장이고 투자자고 모든 주체가 정말 피곤해 하는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

과연 이런 계륵과도 같은 주식 시장에서 우리 일반투자자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내가 말하고 싶은 대응 전략은 모름지기 이런 어려운 상황일수록 우리는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다. 올해보다 내년이 그리고 내년보다 후내년이 좋아지는 우량주라면 잘 들고 지켜나가야 한다. 바로 이렇게 혼란스러운 시장에서 우리는 우량주를 매도해버리고 다시 사지 못하는 우를 범하는 경우가 많다.

보통 사람들은 아무리 우량주라도 계속 상승할 수는 없으니 이렇게 혼란스럽고 불안한 시장이니 일단 여기서 이익실현하고 좀 떨어지면 다시 사야지 하는 마음으로 그동안 잘 보유해오던 우량주를 작은이익을 보고 일단 매도해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매도하기전에 먹었던 마음대로 다시 매수하는 것은 너무나 어렵다는 것을 이런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잘 알 것이다. 그래서, 우량주를 한번 매수하고 나면 자신이 세운 목표가까지 또는 반드시 매도하여야 할 시기까지 끝까지 지켜내는 뚝심이 필요한 것이다.

요 근래 들어서는 미 중간에 소소한 잡음이 일어나고 중국정부에서 중국 빅테크기업과 사교육기업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하면서 중국, 홍콩, 대만을 포함한 중화권 증시가 연일 급락하여 조정의 폭이 깊었다. 중국에 수출의존도가 가장 큰 우리나라도 자연히 여기에 발목이 잡히는 형국이다. 그러나, 주식시장에 모두가 큰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면 실제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주식 격언이 있다. 미 중 간의 마찰로 인한 글로벌 증시의 붕괴는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다. 미국이 자기 나라 내부적으로 정리해야 할 일들이 산적한데 대외적으로 선전포고를 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판단이다.

서두에서 소개한 계륵의 일화의 결말 부분을 이어서 소개하고자 한다.

하우돈은 불침번을 서는 군사들에게 계륵이라는 암구어를 전달하고 이를 전해들은 조조의 참모중에 한사람인 모사 양수가 조조의 속마음을 간파해 하우돈에게 혼란스럽지 않게 미리 짐을 싸두라는 조언을 하게 된다. 닭갈비는 맛은 좋지만 먹을 것이 없는 부위로 조조가 한중을 점령하는 것은 이득이 없다고 생각해서 곧 철수를 명령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후, 무리하게 전투를 이어가던 조조는 위연이 쏜 화살에 인중을 맞고 앞니가 부러진 다음에야 한중을 공략하는 것을 포기하고 군사를 물리게 된다. 이후 조조는 병사들의 사기를 떨어뜨린 죄로 양수의 목을 베어버렸는데 양수의 뛰어난 혜안은 조조의 심기를 건드리는 경우가 많았고 후계자 문제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계륵의 의미를 알아차린 양수는 자신의 꾀를 자량하다가 결국 그 뛰어난 재주를 더 이상 펼쳐보지 못하고 조조의 손에 목숨을 잃는다는 것이 이 ‘계륵’ 일화의 종말이다.

어쩌면 계륵의 일화에서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양수와 같은 잔꾀를 쓰면 안된다는 것이 아닐까? 어차피 우리는 내년에도 그 후내년에도 지속 성장하는 우량주를 장기투자하고 있지 않는가? 이런 장기투자자에게는 하루에도 몇번씩 바뀌는 주식시장의 분위기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 처음 내가 그 종목을 매수할 때 믿었던 그 첫마음을 꿋꿋하게 지켜나가는 한결 같은 자세가 오늘의 혼란스러운 시장에서 나를 지켜줄 유일한 전략이다. 역시 주식은 머리로 하는게 아니었다.


2021년 7월 29일 00:19

카르페디엠(Karpediem)

이 글은 투자 권유 목적이 아닙니다. 실제 투자는 본인 스스로의 판단에 의하여 본인의 책임하에 하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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